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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Seacation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by 즐거운인터뷰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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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리워드 제도에 속한 작은 섬들은 놀라울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다. 세인트마틴(네덜란드령)/생마르탱(프랑스령) 이중 국가 섬은 그중에서도 중심 허브. 국제공항인 줄리아나 공항을 통해 도착하면, 여기서 주변 섬으로 페리 또는 경비행기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원문을 작성한 기자는 숙소를 세인트마틴의 에어비앤비(1박 200달러 이하)를 이용하며 페리를 이용해 생바르텔레미, 사바, 앵귈라로 이어지는 3섬 여행을 감행했다.

 

원문: https://www.nytimes.com/2025/06/23/travel/caribbean-ferries.html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첫 번째 섬: 생바르텔레미 (St. Barts)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프랑스령 세인트바츠는 말 그대로 ‘명품섬’. 구스타비아 항구 주변은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이 줄지어 있는 쇼핑 스트리트다.

세인트마틴의 심슨베이에서 출발하는 Aqua Mania사의 ‘Edge’ 페리를 타면 약 45분. 왕복 100달러. 도착하면 선장이 한마디 한다. “쇼핑 먼저 하고, 해변은 오후에. 점심시간엔 다 문 닫아.”

구스타비아는 도보 여행이 가능하다. 관광 안내소에서 지도를 받고 추천 받은 빵집에서 크루아상을 사 먹는다. 2.4유로. 가성비 최고. 구스타브 3세 요새로 올라가면 요트가 가득한 항구를 내려다볼 수 있다. 거대한 요트와 붉은 지붕, 푸른 바다, 이보다 완벽한 조합이 있을까.

마지막은 ‘쉘 비치(Shell Beach)’. 이름 그대로 조개껍데기가 가득한 조용한 해변. 고급 레스토랑 Shellona는 예약 없으면 입장 불가. 우리 같은 여행자는 바위에 가방 두고 해수욕. 스노클링하면 퍼퍼피시와 블루탱이 인사하러 온다.

돌아오기 전, 항구 앞 Le Select라는 로컬 바에서 참치 바게트 샌드위치(6.9유로)와 맥주 한 잔(5유로). 이렇게 해서 생바르텔레미 당일치기, 1인당 20달러도 안 썼다.

 

두 번째 섬: 사바 (Saba)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화산섬 사바는 해변이 없다. 대신 하이킹과 다이빙 천국. 세인트마틴에서 약 90분. 같은 ‘Edge’ 페리 타고 왕복 100달러. 물살 심한 구간이라 앤 마리는 포기. 나는 혼자 등반하러 간다.

사바에는 마을이 4개, 도로는 1개. 그래서 Aqua Mania에서 제공하는 가이드 포함 하이킹 패키지(160달러, 점심 포함)를 신청했다.

사바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로 트레일 입구까지 이동. Windwardside라는 작은 마을 근처에서 도시락을 받고 시작. 목표는 Mount Scenery, 해발 877미터. 계단 수는 정확히 1064개.

어두운 정글에서 시작해 이끼와 꽃이 만발한 구름숲으로 들어간다. 흑백 줄무늬 나비, 벌새, 검은 눈동자의 덩굴 식물들이 반긴다. 땀범벅 끝에 정상 도착. 안개 속에서 샌드위치 한 입, 이 맛은 돈 주고도 못 산다.

하산 후 Windwardside 마을 구경. 하얀 목재 집, 초록 창틀, 붉은 지붕. Tropics Café에서 커피 마시고 지역 맥주 ‘Deep Dive’ 마시며 여유 부린다. 돌아오는 배에서는 구름에 덮인 사바를 멀리서 지켜보며 하루를 마무리.

 

 

세 번째 섬: 앵귈라 (Anguilla)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세인트마틴에서 출발하는 리얼 캐리비안 페리 여행기

 

사바가 모험이라면, 앵귈라는 오직 ‘해변’. 페리 터미널에 수영복만 입은 여행자들이 넘쳐난다.

Calypso Charters라는 페리회사를 통해 세인트마틴 공항 근처에서 스피드보트 탑승. 25분 소요. 왕복 100달러 + 앵귈라 출국세 19달러. 배 안에서 소카 음악이 흘러나오며 “Vibes right up to the limit!” 분위기 최고.

도착 후 렌터카 픽업(Richardson’s, 하루 85달러). 앵귈라는 영국령이라 좌측 운전이다. 처음엔 유적지 찾아 다녔지만 곧 체념. 바다로 직진.

첫 번째 해변은 Shoal Bay. 얕은 바다, 눈부신 백사장, 리조트식 레스토랑. 너무 아름다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음은 Mead’s Bay. 앵귈라 대표 럭셔리 리조트들이 즐비한 곳. 해변가 식당 Blanchards Beach Shack에서 마히마히 볼(11.95달러), 저크치킨 샌드위치(10.5달러), 스프리츠(5.28달러). 바다 보며 먹는 맛은 별 다섯 개.

마지막으로 Rendezvous Bay. 배경은 멀리 보이는 세인트마틴 산맥. 평화로움 그 자체.

돌아오는 배에서 무료 럼펀치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작은 규모, 소박한 호사. 이것이 DIY 페리 여행의 매력이다.

 

 

페리 당일치기 여행의 장점은 명확하다.

✔ 크루즈보다 작고 유연하다
✔ 전세 요트보다 저렴하다
✔ 섬 간 거리가 짧아 이동이 부담 없다
✔ 여행자가 직접 루트를 짜서 움직인다

 

단점이라면? 입국심사 때문에 여권은 항상 들고 다녀야 하고, 파도가 심한 날은 멀미약 필수다. 그래도 이 글을 작성한 기자는 해당 방식이 훨씬 좋았다고 한다. 진짜 섬을 느끼고, 자신만의 속도로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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